
가끔 참아버님을 떠올릴 때면, 유쾌하고도 열정적인 그 말씀의 흐름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. 한 번 말씀을 시작하시면 마치 청산유수처럼 끝이 없고, 청중을 웃고 울리며 끌고 가시는 힘이 있으셨죠. 1시간도, 때로는 12시간도 쉬지 않고 말씀하실 수 있었던 분. 그 말씀은 방대하면서도 섬세하고, 때로는 대담했습니다. 다양한 예와 비유, 생생한 형용사들이 넘쳐나며 우리 마음속 깊이까지 파고드는 힘이 있었습니다.
반면, 참어머님의 말씀 스타일은 정반대입니다. 단순하고 명확한 문장, 꼭 필요한 말만 정확하게 전하시는 모습.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아버님의 화법에 익숙해 있었기에 어머님의 말씀은 다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.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, 점차 우리는 그 담백한 진심 속에서 더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.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어머님의 언어에 담긴 사랑과 결단의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.
이처럼 두 분의 말씀 스타일은 너무나 다릅니다. 하지만 그 차이마저도 아름답습니다. 마치 이 세상 모든 부부가 서로 다른 듯 닮아 있듯이요.
문득 제 부모님이 떠올랐습니다. 우리 아버지는 과묵하셨고, 말씀이 적으셨습니다. 반면 어머니는 늘 가족의 이야기꾼이셨죠. 아버지의 짧은 한마디엔 무게가 있었고, 어머니의 다정한 말들은 집안의 온기를 채워주었습니다. 어릴 땐 그 차이가 참 크게 느껴졌지만, 시간이 흐를수록 두 분의 다른 모습이 조화로움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.
그래서일까요. 참아버님과 참어머님의 말씀을 들을 때면, 마치 제 부모님과 다시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. 아버님의 힘 있는 말씀에서는 든든함을, 어머님의 조용한 결단에서는 따뜻한 울림을 느낍니다.
우리에게는 말씀으로 길을 열어주신 참부모님이 계십니다. 그 두 분이 서로 달랐기에, 우리는 더 풍요로운 사랑을 배울 수 있었고, 더 깊이 있는 신앙을 가꿀 수 있었습니다.
오늘도 저는 그 말씀을 곱씹으며, 나의 부모님과 닮아 있는 참부모님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봅니다. 다름 속에 있는 조화, 그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낍니다. |